
까마귀
Le Corbeau
연출 앙리조르주 클루조 · 각본 루이 샤방스, 앙리조르주 클루조
출연
Pierre Fresnay · Ginette Leclerc · Micheline Francey · Héléna Manson · Jeanne Fusier-Gir · Sylvie · Liliane Maigné · Pierre Larquey · Noël Roquevert · Bernard Lancret
"「까마귀」라고 서명된 익명 편지가 프랑스 지방 소도시에 날아들기 시작하면서, 첫 표적이 된 의사를 비롯한 주민들이 서로를 의심하고 고발하는 흑백 미스터리. 범인 찾기보다 의심이 번져 가는 공동체의 민낯을 보는 영화라, 그 냉소를 통찰로 받는지 혐오로 받는지에서 온도가 달라진다."
전반 분위기
독일 점령기 프랑스에서 독일 자본 영화사가 만든 이 영화는 개봉하자마자 관객을 모았지만, 비시 정권은 인물들이 부도덕하다며 상영을 막았고 해방 뒤 레지스탕스 언론은 프랑스인을 모욕한 나치 선전물이라고 몰아붙여, 앙리조르주 클루조는 한때 평생 연출 금지 선고까지 받았다(1947년 해제). 익명 편지 한 통이 이웃을 서로 고발하게 만드는 이야기는 오늘날 점령기 밀고 문화를 겨냥한 우화로 다시 읽히고, 장 콕토와 사르트르가 일찍이 그 뜻을 알아보고 옹호했다. 복원판을 다룬 비평은 빛과 그림자, 좁은 골목으로 편집증을 그려 낸 서스펜스를 히치콕에 견주지만, 누구 하나 순수한 사람이 없는 냉소를 두고 파괴적인 인간 혐오라는 비판도 지금까지 남아 있다. 관객 쪽에서는 서로에게 등을 돌리는 인간 본성의 해부에 감탄하는 반응과, 쉴 틈 없는 어두움이 버거워 보고 나면 지친다는 반응이 함께 나온다. 국내에서는 시네마테크 상영과 클루조 소개글을 통해 「공포의 보수」 이전의 문제작으로 알려져 있다.
호불호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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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혐오의 수위
감상 없이 인간의 이면을 드러내는 비범한 사실주의이며, 점령기를 겪은 프랑스의 경험에서 나온 냉소라는 옹호가 있다
누구 하나 순수한 사람이 없도록 약점을 고소해하듯 파고드는 파괴적인 인간 혐오라 인물에 대한 애정이 없다
정치적 의미 — 점령 비판인가 모욕인가
이웃을 밀고하게 만들던 점령기 사회를 겨냥한 반밀고 우화로, 콕토와 사르트르가 일찍이 그 뜻을 알아봤다
독일 자본 영화사가 프랑스인을 악의적이고 부패한 사람들로 그렸다는 이유로 해방 직후 나치 선전물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끝까지 이어지는 어두운 분위기
짧은 러닝타임 안에 긴장을 빽빽하게 채운 편집증적 분위기가 이 영화의 힘이다
기쁨의 순간이 한 번도 없어 오락으로 즐기기 어렵고 보고 나면 지친다
미스터리로서의 설계
의심이 인물마다 옮겨 다니며 관객의 예상을 뒤집어 추리의 재미가 크다
범인 찾기보다 사회 비판에 무게가 실려 있어 정통 추리극을 기대하면 해결 과정이 덜 개운하다
도발적인 소재
낙태·불륜·자살을 정면으로 다루는 대담함이 위선적인 지방 사회의 민낯을 드러낸다
비시 정권과 교회가 부도덕하다며 막아섰을 만큼 인물들이 불편하고 음습하며, 고전기 특유의 과장된 감정 표현도 지금 보기엔 낡았다
왜 갈리나
점령군 자본으로 만들어져 점령기 사회를 찌른 영화라는 모순이 이 작품의 평가를 처음부터 두 갈래로 찢어 놓았다. 인간 혐오의 수위, 정치적 의미, 숨 막히는 분위기, 불편한 소재는 모두 클루조가 인물을 조금도 봐주지 않는다는 한 가지 태도의 다른 얼굴이다. 그 무자비함을 밀고와 위선의 시대를 비추는 거울로 보는 쪽에게는 비범한 사실주의지만, 인물에 대한 애정이 없는 냉소로 보는 쪽에게는 약점을 고소해하는 영화다. 추리의 재미가 사회 비판에 밀린다는 불만도 같은 자리에서 나온다.
이런 사람에게
기대치 주의
익명 편지의 주인을 좇는 추리극으로만 기대하면 해결 과정이 덜 개운할 수 있다. 무게는 범인보다 의심이 번지며 무너지는 마을 쪽에 있고, 낙태·불륜·자살이 얽힌 인물들은 하나같이 불편하게 그려진다 — 1940년대 흑백 영화 특유의 과장된 감정 표현도 감안하는 편이 좋다.
민감 소재자살 · 낙태 · 불륜 · 명예훼손·집단 괴롭힘 · 군중 폭력 · 죽음(투병 환자) · 성적 암시
의사가 낙태를 한다는 소문이 이야기의 발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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