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나이에 처음 겪는 일들
나이 든 인물이 중심에 서면 이야기의 속도가 달라집니다. 큰 사건 대신 돌봄과 이별, 오래 묵은 관계가 전면에 나오고, 그만큼 느린 호흡을 견딜 수 있는지가 감상을 가릅니다. 언젠가 우리 이야기가 될 것들을 미리 보는 목록이기도 합니다.
13편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완고한 노부인과 운전기사가 오랜 세월을 함께 지난다. 조용한 대화와 미세한 표정 변화에 기대는 영화다.

황금 연못
노년의 불안과 묵은 부녀 갈등을 호숫가에서 푼다. 연극에 가까운 대사극이다.

네브라스카
노년의 아버지와 성인 아들이 길 위에서 서로를 다시 본다. 흑백 화면과 건조한 유머로 가족을 풍자한다.

앙: 단팥 인생 이야기
팥을 끓이는 노인과 도라야키 가게 주인. 질병과 낙인을 조용히 건드린다.

아무르
노년의 돌봄과 쇠약을 감상 없이 정면으로 본다. 견디기 힘든 소진으로 받아들이는 쪽도 많다.

인턴
70세 인턴과 여성 CEO의 우정. 따뜻하고 안전한 대신 벤을 이상화했다는 지적이 따른다.

노매드랜드
실직과 상실 뒤 밴 하나에 의지해 떠돈다. 반자본주의 메시지의 진정성을 두고 논쟁이 있었다.

디어 마이 프렌즈
노년 여성들의 우정을 군상극으로 엮는다. 위로만 주지 않고 삶의 고통까지 끌어안는다.

장수상회
노년의 로맨스로 출발해 후반에 감정이 크게 전환된다. 신파적 정서를 받아들이는 정도에서 갈린다.

눈이 부시게
시간을 되돌리는 판타지에서 출발해 노년의 하루로 착지한다. 후반의 재맥락화가 강하다.

더 파더
기억과 현실의 경계가 흐려지는 시점을 관객도 함께 겪는다. 공간이 미세하게 바뀌며 혼란을 만든다.

사람과 고기
생활고에 놓인 세 노인이 고기와 식사를 매개로 다시 욕망한다. 후반의 감상성에서 호흡이 갈린다.

소풍
오랜 친구 둘이 고향 남해로 돌아간다. 웰다잉과 노년의 현실을 정면으로 다루는 쪽이다.